작업노트
내 인생은 꽃밭 (my life is flower garden )
하나의 다발로 완성된 식물의 모습은 마치 사람의 내면 (감정 혹은 감성)과 닮아있다.
각각의 형태와 색감, 계산된 길이 그리고 놓인 장소를 선택하여 위치를 조율하는 것은
내면의 균형을 맞추는 일과 유사하다.
안정과 위로, 그 무엇보다 나에게 필요한 것들, 불필요를 이해하고 모든 것을 포용함으로써
나는 다발이 아닌 땅 속 깊이 뿌리내리는 나만의 안정된 꽃밭을 가지게 된다.
작가노트
‘우연한 기회에 꽃을 다루는 시간을 가지게 된 나는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꽃들과 식물들이 손안에서 한층 더 아름답게 꾸며지는 과정을 봤다.
각각의 모습과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식물들이 하나의 다발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내 안의 불안과 무지로 인해 인지하지 못한 채 여러 갈래로 조각난 감정들이 다시 모여 안정된, 온전한 형태의 진정한 내 것이 된 듯했다.
그 경험 후 처음으로 “치유”라는 단어를 명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유치하고 거짓된 의미의 단어인 듯 했는데 도리어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됐을 때
이름 모를 감정이 온기와 같은 모습으로 마음을 가득 채웠다.‘
‘사람의 감정을 동물로 표현하며 그림을 그려왔던
나는 그 안에 식물을 더하여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의 폭을 넓혀 보려고 한다.
처음 동물을 작품의 주제로 선택했을 때 집중돼있던 감정은
부정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차갑고 조금은 슬픈 것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이해의 폭이 늘어났고,
수많은 감정들이 점차 쌓이는 경험으로 인해 내 안의 이미지들이 굉장히 풍부해졌다.
이게 바로 성장이라는 시간의 흐름으로 얻은 결과라면
앞으로의 나이 듦이 굉장히 즐거울 것 같다.’
‘꽃과 식물이 주는 이미지는 자연스레 휴식으로 연결된다.
그 이미지 그대로 바라보기만 해도 휴식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불안과 긴장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보내는 시간을 진정한 휴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의 불안도 없는, 금세 잊힐 만큼, 포근하고 아늑한 나만의 꽃밭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