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가 : 김문빈 KIM MOON BIN

전시제목 : <동그랗게 흘러가는 시간 속, 무거움과 나약함의 양립> 展

전시기간 : 2022. 2. 22- 2. 28

전시장소 : KNOT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27

T. +82. 2. 598. 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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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시간 : 월 - 금 Open 10:00 ~ Close 6:30

              토 - 일 Open 12:00 ~ Close 6:00

자꾸 과거를 돌아보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좋았던 순간은 다시 갈 수 없음을 알기에 괴롭게 변질되고, 나빴던 순간은 가슴에 박혀 계속 상처가 벌어진다.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습관은 정신건강에 최고의 해악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누구나 이렇듯 과거의 어느 한 순간에 고여 있는 자신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 중 하나지만, 요란하게도 나는 그 자신이 지금도 나의 전체를 좀먹고 있음을 느낀다.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요, 미래가 두려운 것도 아니다. 나를 버리고 빠르게 가버린 시간과 사건, 사람들이 참으로 무심하고 무책임하게 느껴져 그것을 계속해서 곱씹어봐도 여전히 슬픈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평범한 역사 속에는 역시 평범한 사건들 뿐이다. 그러니까 누구나 겪었을 법한, 혹은 겪지 않아도 근처에서 들어볼 법한. 작가는 그런 평범한 사건들을 끊임없이 물고 늘어져 기어코 더 큰 상처를 찾아낸다. 그렇게 상처를 후벼 파다가 또 의문하게 된다. 나는 과연 상처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아니지, 나는 나 자신도 동정하지 못하는 건가. 아니, 이런 생각조차 사치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은 동그랗게 이어지고, 그러면 어김없이 동그랗게만 흘러가는 시간에 갇힌 자신이 느껴진다. 

이러한 무의미하고도 강박적인 생각을 하던 작가는 시간을 세는 방법과 마음을 재는 방법이 남들과 확연히 다름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시간은 한없이 느리고 반복적이며 그의 마음은 상당히 무거운데 또 나약하다. 마음의 무게는 너무 무겁고 표면은 너무 약하여 이를 주는 것에도, 받는 것에도 숱한 버거움을 겪는다.